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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현 : Un Paso
leechihyun_unpaso.jpg (26.0 KB)
아티스트  이치현
음반타이틀  Un Paso
고유번호  EKLD 0574
발매회사  지오 엔터테인먼트 / EMI
발매일  200504
등록인  coner
등록일  2010/10/23
조회수  9572
추천수  847 [추천하기]


CD 1 [Lee Chi Hyun Un Paso]
1. 한걸음 더 (Un Paso)
2. 바람 같은 사랑
3. 일상탈출
4. 회상의 언덕
5. 사랑의 슬픔
6. 널 잊기위해
7. Believe
8. 다 가기 전에
9. My Love
10. 당신만이
11. 추억의 밤
12. 너만을 위해


CD 2 [Best-Live in '88]
1. 다 가기 전에
2. 또 만났네
3. 당신만이
4. 그대
5. 사연 + 그대 손길
6. 솜사탕
7. 진실한 사랑
8. 그런 마음이었어
9. 돌아와요
10. 그땐 외롭지 않았어
11. 늦은 밤 깊은 밤
12. 사랑의 슬픔
13. 안녕





산타나에 대한 오마쥬를 담은 신보


락밴드가 시류에 편승하지 않은 독자적인 방법으로도 충분히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줬던 벗님들의 이치현이 새로운 음반을 발표했다. 8년 만에 발표되는 신보 역시도, 이전 그의 행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음반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이치현은 ‘사랑의 슬픔’, ‘집시 여인’으로 ‘가요 톱 10’의 골든 디스크를 거머쥐었던 벗님들의 리더이다. 지난해 소위 ‘7080’의 예상치 못했던 인기에 편승해 어찌 보면 안정적인 음악활동을 할 수도 있었지만, 이치현은 스스로 자리를 물렸다. 계속해서 과거의 곡만을 요구하는 공연에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한창 미사리에 라이브 카페가 유행하던 1999년 돌연 미사리에 있던 자신의 카페 ‘이치현의 산타나’를 접은 이유와도 같을 것이다. 1979년에 데뷔해서 이번에 발표한 음반은 13번째에 해당하는 정규음반이다. 음반사의 도산으로 인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던 지난 음반에 수록된 3곡을 포함한 신곡 8곡과, 과거 벗님들의 이름으로 발표했던 곡들을 현재의 느낌으로 다시 편곡한 4곡을 포함해 총 12곡을 담은 음반이다.


“전체적인 음반의 색깔은 ‘라틴풍’입니다.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모든 곡에 라틴 퍼커션을 사용했고, 전주와 간주 모두를 기타로 표현했습니다. 최대한 라이브의 느낌을 살리면서 심플하게 표현하려고 했고, 세션이 없이 혼자 작업한 분량이 많습니다.”


그의 음악에서 라틴풍의 요소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사로잡았던 산타나의 영향이다. 초등학교 4학년 시절 큰형이 치는 기타를 어깨너머로 배우며 막연하게 키워왔던 기타리스트의 꿈이 산타나의 ‘Evil Ways’를 접하면서 구체화되었다고나 할까. 결국 ‘장난삼아’출전했던 1978년의 해변가요제에서 수상한 인기상은 그의 인생을 바꿔놓는 일대 전환점이 되었다. 벗님들은 당시 밴드의 형태가 아니라 통기타 듀엣의 포맷이었지만, 신선한 화음을 특징으로 한 독특한 사운드로 당시 연예계의 큰손 박영걸의 노만기획으로 전격 발탁되었다. 전 라스트 찬스에서 활동했던 드러머 이순남을 맞아서 3인조 편성의 그룹이 된 것도 이때였다. 데뷔 무대 역시도 자신들의 특징인 신선한 화음과 함께 찾아왔다. KBS에서 주최했던 1979년 서울 국제 가요제에서 코러스를 맡은 게 그것이다.


“당시 KBS에 있던 조용호씨가 불러서 제안을 하더군요. 서울 국제 가요제에서 코러스를 맡으면 이후 ‘쇼쇼쇼’에서 데뷔 무대를 치러주겠다고 말이죠. 당시 최고의 쇼프로에 출연하기 위해서 밤 세워 알지도 못하는 나라말들을 연습했고, 결국 데뷔 무대를 쇼쇼쇼에서 장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방송국의 전속 합창단들은 모두 성악에 기초한 발성을 했는데, 비지스와 같은 가성의 코러스가 신선했던거죠.”


하지만, 이후 두 번째 음반을 발표했을 당시, 노만기획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이은하가 전국을 순회하는 쇼를 하는 바람에 그 무대에 함께 하느라 정작 자신들의 음반 홍보는 하지 못했다. 이후 김건모가 리메이크했던 ‘당신만이’가 수록되었던 2집은 이렇게 소리 소문없이 잊혀진 음반이 되어 버린 것이다. 레이블을 옮긴 뒤 발표한 3집은 본격적인 락큰롤을 시도한 음반이었지만, 대세를 따르지 못했던 이유로 역시 묻혀졌다. ‘추억의 밤’, ‘다 가기 전에’가 수록된 4번째 음반은 이치현이 자주제작했던 음반이다. 10년 넘게 활동해 온 건반주자가 갑자기 쓰러져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그 없이 그룹을 존속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이치현은 그가 퇴원하지 못할 경우 솔로로 활동하는 수밖에는 없다는 결심을 세웠다. 이용복의 스튜디오에서 엔지니어 임창덕과 함께 한 음반은 제대로 된 홍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입소문을 통해 히트했다. 1986년 1월, 대학로 파랑새 소극장에서 있었던 벗님들의 첫 번째 공연은 기대 이상의 반응을 보이며, 4월의 앵콜 공연으로 이어졌다. 탄력을 받은 벗님들은 후속곡들인 ‘사랑의 슬픔’과 ‘집시 여인’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일반 가요 애호가들에게도 다가갈 수 있는 최고의 락밴드로 자리메김하게 된다. 이번 음반은 ‘집시 여인’이 히트한 이후 17년만의 음반이다.


스스로 라틴풍이라고 밝혔듯이, 음반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산타나에 대한 오마쥬로 들린다. 타이틀곡인 ‘Un Paso’와, ‘바람같은 사랑’은 각각 ‘Smooth’와 ‘Samba Pati’의 정서와 각각 맞닿아 있다. 특히 ‘바람같은 사랑’은 ‘사랑의 슬픔’의 작사자 하재영과 다시 호흡을 맞춘 곡이다. 그저 과거의 곡을 다시 부른다는 의미가 아니라, 새로운 감각으로 채색된 예전의 히트곡들도 주목할 만 하다. 발매된 음반에는 벗님들의 히트곡을 총 망라한 1988년의 라이브 음반이 보너스로 함께 제공된다.


“벗님들이라는 한 이름으로 꼭대기에도 올라보고 바닥도 기어봤다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함께 음악 하던 사람들처럼, 돈벌이를 위해 내 음악을 포기하지는 않을 겁니다. 산타나처럼 제가 만든 음악을 객원 싱어들에게 맡기고 연주에 치중하는 음반을 만들려는 계획도 세우고 있고, 정말 음악을 들으려고 하는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하고싶습니다.”


신보의 발매와 함께 이치현은 8인조 밴드를 결성했다. 8인조라는 대 식구가 활동할 만한 무대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만, 노력만 한다면 함께 공연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늦가을이나 겨울쯤으로 예정된 단독 콘서트를 기대하라는 말을 덧붙인다.


락이 젊음의 음악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락 음악이 젊은 세대들의 전유물이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해외의 락 필드에 있어서 가장 부러웠던 점 하나는 세대별로 공감할 수 있는 락 음악이 공존하고, 팬들과 뮤지션이 함께 나이를 먹어가면서 보다 깊은 신뢰와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 활동과의 연장선상에 있는 신곡으로 꾸며진 이치현의 이번 음반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자신과 함께 성장한 청자들이나, 그렇지 않은 젊은 세대들까지를 흡수할 만한 요건을 충분히 갖췄다는 데에 기인한다. (월간 핫뮤직 2005년 11월호)


text | 송명하 webmaster@conermus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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